꽃으로 점치는 선녀, 남동희 보살의 신령한 길
꽃으로 점치는 선녀, 남동희 보살의 신령한 길
“신이란 항상 내 몸 주위에 계시다.”
남동희 보살은 유별나다. 무속인이면서도 무속인의 전형에서 벗어난다. 그녀는 굳이 징을 치거나 신을 부르지 않는다. 마음이 가는 대로 산에 올라, 오방기 하나만 들고 기도에 몰입한다. 신을 청하지 않아도 신은 늘 내 곁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신의 세계는 유년 시절부터
그녀가 신의 존재를 느낀 건 아주 어릴 때였다. 7살 무렵, 왕복 3시간을 걸어서 유치원을 다녔다. 항상 그녀의 옆에는 검은 물체가 따라다녔다. 때로는 무섭게, 때로는 춤을 추며 장난을 치기도 했단다.
처음엔 그냥 그림자라 여겼지만, 한 번은 동생과 함께 그 검은 형체를 보고 기절한 적도 있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건 신이었을 거예요.”
세 번의 사고, 그리고 ‘소리’
그 신은 그녀를 수차례 위험에서 지켜줬다. 세 번의 교통사고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다친 적이 없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운전 중 갑자기 들린 “안전벨트를 매라”는 소리였다. 5분도 안 되어 충돌사고가 일어났고 차는 폐차 직전까지 갔지만, 그녀는 멀쩡했다.
신내림의 날, 그리고 신령님들
2001년 10월 11일, 그녀는 신을 받지 않으려 누름굿을 하다 결국 신내림을 받았다. 굿 중에 함께하던 보살의 얼굴이 욕심 많은 돼지로 보였고, 다리를 톱으로 써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결국 그 자리를 도망치듯 빠져나와 다른 스승을 찾아 신내림을 받게 되었다.
지금 그녀가 모시는 신령은 조상 할아버지와 선녀동자다.
굿, 함부로 권해서는 안 된다
요즘 세상에서 굿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보이기도 한다. 남보살 역시 말한다. “굿은 정말 필요할 때만 권해야 해요.”
그녀에 따르면 굿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 굿을 마치고 백일 기도까지 가야 ‘제대로 된 굿’ 하나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업적으로 굿을 권하는 무속을 경계하고 있다.
꽃으로 보는 점, 남보살만의 방식
남보살은 꽃을 통해 그림을 본다. 꽃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그려지듯 마음속에 나타난다고 한다.
실제 그녀는 친구의 오빠가 교통사고 나는 장면을 미리 보았고, 미리 부적을 준비해주었다. 며칠 후 오빠는 가족과 함께 낭떠러지에 걸려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또 어떤 손님에겐 남편이 큰 바퀴에 깔리는 모습이 보였고, 그녀의 치성 덕분에 남편은 그 바퀴를 피할 수 있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루도 촛불을 끄지 않는 이유
제자의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을까? 그녀는 단호하게 말한다.
“전혀요. 이건 제 천직이에요.”
그녀는 자신이 충실히 기도하고 공덕을 쌓으면, 그만큼 조상에게도 공덕이 된다고 믿는다.
“신을 믿고 오는 분들이 모두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365일, 하루도 촛불을 끄지 않습니다.”
용궁 꽃 선녀 남동희 보살. 그녀에게 신이란 늘 곁에 있고, 삶은 곧 수행이며, 신앙은 곧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