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보다 고요함을 택한 무당, 보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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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보다 고요함을 택한 무당, 보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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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당이 되고 싶었던 여자, 삼신당 정보살의 길

“나는 이렇게 살아서는 안돼!”

이 한마디에서 그녀의 길은 시작되었다.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신의 제자가 되기를 택한 삼신당 정보살. 많은 무속인들이 신병을 견디다 못해 어쩔 수 없이 무당의 길로 들어서는 것과는 다르게, 정보살은 스스로 무당이 되고자 결심한 사람이다. 무당도 무당 나름. 그녀는 ‘그냥 무당’이 아니라, ‘진짜 무당’이 되고 싶어서 이 길을 선택했다.

진짜 무당이란 무엇일까?

정보살은 말한다. “아직 나 자신도 진짜 무당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중이에요.”

그녀는 신을 팔아 금전적 이익을 추구하는 이들을 진짜 무당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진짜 무당이란 고고한 정신세계를 지니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수행하며, 언제 죽음을 맞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떠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신은 재물이 아니라 마음에 응답한다

정보살은 선대 무당들처럼 정안수 한 그릇만으로 하늘에 닿는 기도를 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재물을 가득 차려놓고 비는 건 인간의 욕심일 뿐이고, 신의 감응은 오직 수행하는 자의 마음과 정신세계에 깃든다는 것이다.

“현실을 따지기 시작하면 정신을 잃게 돼요. 현실은 내려놓을 수는 없어도, 거기에 끌려가선 안 됩니다.”

무당의 길은 집안에서 이어졌을까?

어릴 적부터 기도를 많이 올리는 집안 분위기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6.25 전쟁 전 금강산 신계사 대웅전을 직접 수리했던 대목장이었고, 해마다 금강산에서 산제를 올렸다고 한다. 어머니 역시 강원도 화천 출신으로 산제를 드렸던 기억이 있다고. 그런 집안에서 자란 그녀에게 무당의 길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는지도 모른다.

꿈은 어디서부터였나?

정보살에게 ‘능력’이란 특별하지 않다. 다만 어릴 적부터 이어진 기이하고 생생한 꿈들이 그녀의 길을 예고했다. 하얀 수염을 기른 할아버지와 호랑이를 타고 하늘을 날고, 처음 가는 장소를 마치 이미 본 듯 기억하는 꿈.

“꿈은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 같아요.”

신내림, 그 고통의 과정

무당 중에 쉬운 길을 온 사람은 없다. 정보살도 마찬가지였다. 무당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주변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그 과정에서 병명조차 알 수 없는 신병을 앓았고,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큰 고통을 겪었다.

“세상에 태어나 흘릴 눈물은 다 흘렸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이 있었기에 낮은 곳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것 같아요.”

지금, 무당으로서의 마음

“처음부터 무당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일까, 평범하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늘 해왔죠.”

그녀는 초발심을 잊지 않고, 고고한 정신세계를 간직한 무당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화려함보다는 단아함을, 욕망보다는 수행을 추구하는 정보살. 그녀는 지금도 묵묵히 ‘참 무당’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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