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뒤에 숨은 신령의 목소리, 무당 옥동자의 이야기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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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3 14:30
웃음 뒤에 숨은 신령의 목소리, 무당 옥동자의 이야기
TV 캐릭터가 아닌, 진짜 옥동자의 자존심
‘옥동자’라는 이름은 많은 이들에게 익숙합니다. KBS의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 배우 정종철이 연기한 그 유명한 캐릭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또 한 명의 옥동자가 있습니다. 무속인의 길을 걷고 있는 진짜 옥동자, 그녀는 4년 전부터 ‘옥동자’라는 신명을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TV 속 캐릭터로 인해 오히려 그녀는 억울한 상황을 겪어야 했습니다. 마치 유명세를 타기 위해 이름을 도용한 사람처럼 오해를 받는 것입니다. “내가 먼저 시작했지만, 사람들이 그걸 모르고 오히려 내가 따라한 줄 알아요. 자존심 상하지요.” 하지만 그녀는 덧붙입니다. “그래도 그 이름이 세상에 웃음을 준다면, 좋은 일이죠.” 그 말 속엔 이름보다 더 큰 사명감이 담겨 있습니다.7살에 시작된 신기, 운명처럼 다가온 길
옥동자 보살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감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7살 때, 집을 드나들던 한 경찰을 보며 “아줌마랑 곧 헤어질 것 같아”라고 말한 일이 있었고, 며칠 뒤 그 경찰은 실제로 이혼하게 됩니다. 그때부터 신령의 기운이 그녀 주변에 머물기 시작했습니다. 16살이 되자 귀신이 보이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의 미래가 눈앞에 펼쳐지는 경험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능력은 그녀에게 축복만은 아니었습니다. 신병이 찾아왔고, 집안의 재산은 날아갔으며, 건강도 심각하게 악화되었습니다. 그녀 본인은 밥도 먹지 못하고 머릿속이 깨질 듯 아팠고, 어머니와 삼촌은 중풍을 맞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은 신의 선택을 거부하고 살아가려는 데서 비롯된 고통이었습니다. 그녀는 마침내 자신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곧 삶의 회복이었고, 진정한 시작이었습니다.굿 앞에서 생긴 기적, 신의 인도를 믿게 된 순간
가족들의 반대는 매우 강했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귀신을 믿지 않았고, 무당이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신을 따르기로 결심했습니다. 문제는 굿을 올릴 돈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신굿에는 180만 원이 필요했지만, 가진 돈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굿 전날 밤, 그녀는 아버지 꿈에 나타나 “아빠 나 좀 살려줘, 한복만 해줘”라고 울며 부탁했습니다. 꿈에서 아버지는 “그래 알겠다”고 답했고, 다음 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업소에 처음 보는 손님 두 명이 들어와 각각 100만 원과 80만 원을 놓고 간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라 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녀는 이것이 신의 힘이라고 믿습니다.신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살아가는 신제자의 삶
현재 옥동자 보살은 12대신은 물론, 팔도명산 산신도사 할아버지와 불사 할머니라는 강력한 몸주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손님이 오면 그녀는 방울과 부채를 흔들며 신령의 기운을 불러냅니다. 어떤 느낌이 들면, 그 느낌 그대로를 손님에게 전달합니다. 이는 마치 신령이 직접 말을 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강력합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부적도 내려줍니다. 이 부적은 그녀가 스스로 쓰는 것이 아니라, 글문신장이 손을 빌려 써주는 것이라 합니다. 그녀는 그저 도구일 뿐, 진정한 힘은 신으로부터 나온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무속인의 삶을 선택한 것을 후회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합니다. “다시 태어나도 무당이 될 겁니다.” 이 말 속에는 그녀의 삶에 대한 확신, 신제자로서의 자부심, 그리고 세상과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세상에 웃음을 주는 이름, 옥동자. 그 이름 뒤에는 사람을 돕고, 신의 목소리를 전하며 살아가는 한 무속인의 진심이 있습니다.